감독마저 떠난 서울, 이제 부진의 원인은 누구에게로

선수로, 또 감독으로 FC서울의 '레전드'였던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 FC서울의 부진 책임을 짊어지고 사퇴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어떠한 변명도 대고 싶지 않다. 내가 부족했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발악을 해도 쉽지 않았다. 다시 한번 선수들에게, 팬들에게 죄송하다”

지난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2020 하나은행 FA컵 8강전 1대5 대패 이후 자진사퇴한 최용수 FC서울 전 감독의 마지막 인사다. 이 말을 남기고 최용수 감독은 서울을 떠났다.

사실 서울의 부진은 낯설지 않다. 지난 2018시즌에도 서울은 창단 이래 최악의 부진이라는 평가와 함께 리그 11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던 경험이 있다. 당시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 승자인 부산을 상대로 힘겹게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당시 서울은 황선홍 감독, 이을용 감독대행을 거쳐 최용수 감독을 급히 호출해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시즌 도중 단장도 교체됐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다. 오히려 지난 시즌을 3위로 마친 것이 이변이었다. 서울의 서포터는 ‘2018년을 잊지말자’고 홈 경기장에 플래카드를 내걸었지만 정작 서울은 2018년을 잊은 듯했다.

계속되는 선수단의 유출에도 이렇다 할 영입은 없었다. 팀을 좋은 성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최용수 감독이 선수 영입의 필요성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밝힐 때에도 구단은 ‘효율성’을 강조했다. 사실상 선수 영입의 불가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답이었다.

결국 서울은 다시 2년 전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최용수 감독이 떠났다. 선수로, 또 감독으로 서울의 ‘화려한 시절’을 이끌었던 ‘전설’의 불명예 퇴장이다.

2020시즌의 서울은 출발부터 꼬였다. 사상 처음으로 1월에 시즌을 시작해야 했던 만큼 충분한 동계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뒤이어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미뤄져 시간을 벌 수 있는 듯했다. 하지만 뒤늦게 개막한 뒤에도 서울은 힘을 쓰지 못했다.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은 기량은 부족할지라도 의지마저 부족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최근이 서울은 의지마저도 잃은 듯한 모습이다. 프런트 역시 현장의 위기를 직접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지금까지의 모든 책임은 최용수 감독이 모두 떠안았다. 그는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저 모든 짐을 자신이 떠안았다.

하지만 서울의 2020시즌은 절반이나 남았다. 마치 축구경기처럼 부진했던 전반의 책임을 감독이 지고 떠났다. 이제 남은 후반은 선수, 그리고 프런트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