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TMI 대잔치→악플 후폭풍…불편한 '부부들의 세계'

'아내의 맛' 함소원×진화 뜨거운 인기 누리다 시청자들 피로도↑
지나치게 갈등만 집중 조명…'소확행' 강조한 프로그램 취지 변질
'1호가 될 순 없어'는 팽현숙×최양락 부부싸움 논란…편견 조장하는 묘사
'가정폭력' 해석까지…팽현숙 '독박 가사' 스트레스 및 고충은 지워져
함소원과 팽현숙, 이 여파로 악플 시달려…"제작진 부정적 편집 주의해야"

'다시, 보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에 한 걸음 더 다가가 현상 너머 본질을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발빠른 미리 보기만큼이나, 놓치고 지나친 것들을 돌아보는 일은 우리 시대의 간절한 요청입니다. '다시, 보기'에 담긴 쉼표의 가치를 잊지 않겠습니다. [편집자주]

(사진=방송 캡처)
원하지 않는 TMI(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와 흥미로운 '결혼생활'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연예인 부부들을 관찰하는 각종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들이 솔직함을 넘어선 자극적인 장면들로 범벅되고 있다. 이들 '부부의 세계'는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TV조선 '아내의 맛'은 대표적인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으로 연예인 부부들이 식탁에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초반에는 일반 부부들과 다를 것 없는 이들의 결혼생활을 들여다보면서 폭 넓은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중국에서 인연을 맺은 '연상연하' 커플 함소원과 진화는 그 중에서도 솔직한 모습을 공개해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최근 이들 부부가 다툴 때마다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이 늘었다. 부부싸움 도중 서로를 향해 오가는 '폭언' 등이 불편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방송들에서 함소원과 진화 분량은 극심한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장면들이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서로를 상처 입히는 거친 말싸움도 오갔다.

적당한 '갈등'은 공감대를 형성하지만 지나치게 갈등만 집중 조명해 TMI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소확행'을 찾겠다는 프로그램의 본질마저 변질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방송 캡처)
지난 5월 방송을 시작한 JTBC '1호가 될 순 없어'도 크게 다르지 않다. '1호가 될 순 없어'는 개그맨 부부 중 '이혼 1호'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부부 세 쌍의 현실감 넘치는 결혼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논란은 또 '부부싸움'에서 불거졌다. 32년차 부부인 팽현숙·최양락 커플은 쪽파 김치를 담그다가 갈등을 빚었다.

이미 집안일을 제대로 분담하지 않았던 최양락에게 팽현숙은 불만이 쌓여 온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최양락이 쪽파를 잘못 썰자, 팽현숙은 최양락을 향해 쪽파 일부를 집어 던졌다.

이 장면을 두고 '가정폭력'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오랜 시간 '독박 가사'를 했던 팽현숙의 스트레스와 고충은 지워졌다. 갱년기 여성에게 편견을 가질 수 있는 묘사 역시 문제로 꼽힌다. 그러나 대본이든 실제 상황이든, 방송사는 계속 자극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기본적으로 사생활을 보여주는 포맷이다 보니 밋밋하면 시청률이 떨어진다. 미디어는 자연스럽게 자극적인 걸 찾게 되고,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출연자를 선택하게 된다. 일상에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하거나 더욱 과장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쌓아 올린 부정적 이미지는 방송에서 끝나지 않고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함소원과 팽현숙을 향한 '악성 댓글'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함소원은 최근 자신의 외모를 지적하는 악성 댓글에 답글을 남기는 식으로 대처하기도 했다.

하 평론가는 "일종의 캐릭터를 만드는 작업이다. 편집으로 한 가지 특징만 강조하고 다른 부분은 삭제해 그 특징만 지니게 된 캐릭터"라며 "그게 이미지로 고착화 되고, 과도하게 사회적 지탄을 받으면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제작진은 너무 부정적 캐릭터로 만들어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