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와 1년, 한국 배구는 달라졌다

이탈리아 출신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부임 후 한국 배구는 상당 부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비단 여자배구뿐 아니라 남자배구도 '라바리니 영입 효과'를 활용하고 있다.(사진=국제배구연맹)
한국 여자배구는 분명 달라졌다.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 부임 효과는 라바리니 감독 본인도 느끼고 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해 3월 사상 처음으로 이탈리아 출신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에게 여자배구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1979년생의 젊은 나이, 선수 경력이 없는 독특한 경력을 가진 라바리니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코치진을 구성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에 합류했다.

라바리니 감독 부임 후 1년하고도 5개월이 흘렀다. 과연 한국 여자배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가장 분명한 변화는 대표팀 분위기다. 라바리니 감독 체제의 한국 여자배구는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고, 덕분에 팀 내 분위기도 상당히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팀을 구성하는 선수의 큰 변화는 없지만 경기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

이에 대해 라바리니 감독은 “기존 대표팀이 했던 스타일과는 다르다”며 “조금 더 빠르고, 네트를 충분히 활용하며 라이트 포지션의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센터 포지션의 빠른 공격 템포도 적용했다. 블로킹의 전술적 중요도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블로킹 전술도 제시했다. 선수들의 기술적 역량에 코칭스태프의 전략을 더해 이전과는 다른 경기 방식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에서의 달라진 선수 활용법은 실제 V-리그에서의 변화로도 이어졌다. 소속팀에서 센터 포지션으로 주로 활용됐던 김희진(IBK기업은행)의 경우 대표팀에서 라이트 포지션을 맡아 분명한 성장세를 보였고, 이후 선수 본인이 소속팀에 센터가 아닌 라이트 포지션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기존 선수 활용법과는 다른 ‘길’을 제시한 것이다.

라바리니 감독의 부임 후 달라진 변화를 확인한 한국 배구계는 외국인 감독에게 더욱 문을 열었다.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이 박기원 감독과 계약 만료 후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을 영입해 새 시즌 우승 도전에 나섰다.

외국인 지도자의 영입 문턱이 높았던 국내 스포츠계라는 점에서 산틸리 감독의 선임은 분명 라바리니 감독의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로 산틸리 감독은 대한항공 합류를 결정하기 앞서 라바리니 감독에게도 한국 생활에 대해 문의했고, 라바리니 감독은 적극적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도쿄올림픽 본선을 시작하는 날짜를 저장해 두고 있다는 라바리니 감독은 현재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다. “하루빨리 한국으로 돌아가 대표팀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돕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라바리니 감독은 “올림픽에서의 가장 큰 목표는 한국이 다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팀이 되는 것”이라며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