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딥이슈] 싹쓰리 방송·음원 넘어 정식 음반 발매하자 가요계 '술렁'
한터차트·가온차트 등 음반·음원 집계 업체들은 '불가능' 전망
한터차트는 "후보 자격 되지만 가능성 낮아"…가온차트는 '수상 제외'
관계자 "다양한 루트로 그룹들 기획…확장과 변화 결과물로 수용해야"

혼성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 (사진=MBC 제공)
혼성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를 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방송계와 가요계 할 것 없이 화제성에 음원 차트까지 '싹쓸이'하자 이를 두고 '반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싹쓰리는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을 통해 결성된 그룹이다. 유재석을 중심으로 비, 이효리 등 인기 높은 스타들이 의기투합했다. 이들의 데뷔곡 '다시 여름 바닷가'는 음원을 공개하자마자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1위에 올랐다. 현재도 멜론, 벅스 등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다시 여름 바닷가'는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싹쓰리의 고공행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오는 25일에는 MBC '쇼! 음악중심'에서 데뷔 무대를 갖고, '다시 여기 바닷가' 뮤직비디오 풀버전과 또 다른 곡 '그 여름을 틀어줘'를 공개한다.

다음달 1일 유두래곤(유재석)의 '두리쥬와'를 비롯해 멤버별 솔로곡 발매도 예정돼 있다. 여타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실물 음반까지 발매되는 만큼 이들의 활동이 방송계와 가요계에 얼마나 큰 파급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싹쓰리의 활동이 '상도덕'을 깨고 업계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신인 혼성 그룹'이라고는 하지만 싹쓰리 프로젝트가 이미 스타인 멤버들 인기를 무기로 활용하고 있으며 제작 전 과정을 방송에 노출해 중소 규모 가수들과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논쟁은 '언니쓰' '무한도전 가요제' 내 일회성 그룹 등의 방송 음원이 차트 정상에 오를 때마다 불거져 왔다. 싹쓰리는 음원에서 끝나지 않고 실물 음반까지 발매해 음악 방송프로그램과 연말 시상식을 독주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분분하다. 그렇게 된다면 이는 공정한 경쟁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과연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일까. 한터차트, 가온차트 등 국내 대표 음반·음원 집계 업체들에서는 다소 어렵다는 전망을 공통적으로 내놓았다. 높은 대중적 인지도가 음반 판매량을 좌우하는 팬덤 형성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가온차트의 경우 아예 수상 후보에서 제외된다.

자체 시상식을 보유한 한터차트 관계자는 21일 CBS노컷뉴스에 "우리 시상식은 디지털 음원이든 실물 음반이든 이를 발매한 개별 아티스트, 그룹, 유닛이 있다면 후보 자격은 된다. 다만 팬덤이 구매력을 좌우하는 음반 판매량에 있어 싹쓰리가 유력한 후보가 될지는 모르겠다.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라고 예측했다.

이어 "한터차트가 반영되는 음악 방송에서도 그렇다. 싹쓰리 앨범은 차트 집계가 당연히 가능하다. 다만 음원과 방송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음반과 시청자 투표 등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건 팬덤 영향이 크다. 대중적 인기가 곧 두터운 팬덤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후보에 오른다 해도 싹쓰리가 1위를 가져가려면 웬만한 아이돌 팬덤만큼 음반 지수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가온차트 역시 유료 음원인 만큼 차트 집계는 가능하지만 시상식 단서 조항에 따라 방송 제작·음원 등에 해당해 수상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려와 달리 싹쓰리와 비슷한 시기에 리메이크 디지털 싱글 '바다'를 발매한 최장수 혼성그룹 코요태는 주요 음원 차트 10위권 내에 안착했다. 싹쓰리가 재소환한 레트로 열풍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대중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익금을 기부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그 의미 면에서도 충분히 좋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그룹 프로듀싱 과정을 보여준 사례는 이미 넘쳐난다. 트로트 이전 인기를 모았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대표적이다. 우후죽순 생겨났던 이들 프로그램과 그 결과물인 데뷔 그룹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대단한 스타들이 모여 방송으로 제작 과정을 공개해도 결국 예능적 재미와 음원에 대한 대중 선호도가 성패를 결정한다.

한터차트 측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렇게 그룹 데뷔 과정, 음반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너무나 많았다. 싹쓰리가 '놀면 뭐하니?'로 화제성을 얻었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 아닌가. 단순히 그런 스타들이 모였다는 이유만으로 뜨지는 않는다. 예능도 재밌고, 음원도 좋으니 대중 인기를 얻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방송과 가요의 경계는 이미 무너졌고, 그 안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기획된 그룹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결과물을 경계할 것이 아니라 업계를 다변화 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더 이상 방송과 가요의 경계가 뚜렷한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루트로 기획돼 나오는 그룹을 새로운 확장과 변화의 결과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싹쓰리 때문에 음악 방송을 보던 시청자가 우연히 중소 기획사의 아이돌 그룹 팬이 될 수도 있지 않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