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뭉쳐야 찬다 시즌2'에 출연한 김진서 前 피겨 국가대표 선수. 방송화면 캡쳐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 시즌2'에 전(前)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뭉쳐야 찬다 시즌2'는 비인기 종목 전설들 중 숨은 축구 실력자를 발굴하는 오디션 포맷 프로그램이다.
해당 오디션에 참가한 김진서 선수는 '남자 김연아'로 통할만큼 유명하다.
김 선수는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2013-14시즌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200점 돌파, ‘2016 ISU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Top10 진입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오디션에서 뛰어난 점프 실력과 균형 감각을 선보였지만, 다른 참가자에 비해 볼 다루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아쉽게 오디션에서 탈락했다.
김 선수는 "타 종목에서 화려한 족적을 남기신 멋진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스러운 자리였다"고 밝혔다.
◇ 남들보다 2배 늦은 나이에 시작, 3년 만에 태극마크 단 '피겨신동'김진서 선수 어린 시절. 본인 제공 김 선수는 어려서부터 면역질환을 앓아 건강을 위해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접해왔다.
이 과정에서 김연아 선수의 팬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13세 때 피겨를 처음 접했고 재능을 인정받아 14세부터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피겨 스케이팅 종목은 평균 7~8세의 어린 나이에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14세에 피겨를 시작한 김 선수는 '피겨를 하기엔 이미 늦은 나이다', '돈 낭비다' 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또 당시 동년배 선수들이 국가대표까지 선점, 그는 이들을 따라잡기 위해 하루에 10시간 넘게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피겨를 시작한 지 3년 만(17세)에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피겨 신동'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 부상으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출전 무산… "후회없는 은퇴였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으로 은퇴한 김진서 선수. 본인 제공 올림픽은 선수들에게 가장 의미있는 대회로 꼽힌다. 특히, 지난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김 선수도 평창 올림픽만 바라보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허리 부상을 당했고, 이로인해 마취주사를 맞아가며 운동을 해야만 했다.
올림픽 대표팀 2차 선발전에서는 부상 여파로 첫 점프를 뛰다가 허리를 삐끗해 곧바로 응급실에 실려갔고, 그 자리에서 의사에게 은퇴를 권유받았다.
사실상 대표팀 승선이 불가능해진 것. 이같은 상황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3차전에 임했다.
김 선수는 "3차 선발전이 의미없는 경기가 돼버렸지만, 올림픽을 앞둔 동료들을 응원하면서 마지막 멋진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아쉬웠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없이 은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지도자 생활과 함께 피겨 저변 확대 힘쓰겠다"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코치 김진서. 김조휘 기자 김 선수는 현재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제니스 스포츠클럽에서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을 지도하는 지현정 코치의 메인 서브 코치를 맡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그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봤을 때 가장 보람있다. 훌륭한 선수를 양성해 올림픽에 출전시킬 것" 이라며 "선수로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코치로서 반드시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또 국내 피겨 발전을 위한 방향성에 대해 언급한 김 선수는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국내 선수들의 선수 생명이 유독 짧다. 선배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좀 더 이어가 저변 확대를 위해 앞장서준다면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도자 생활과 함께 피겨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며 "뭉쳐야 찬다 출연을 계기로 방송 출연에 욕심이 생겼다. 지도자라는 직업에 충실하면서 방송을 통해 피겨를 널리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